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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14주년 대기획④] ‘매장이 집안으로’…5G, 이커머스 중심 VR·AR콘텐츠로 옮긴다

이중한
올해 정보통신기술(ICT) 분야의 최대 화두는 단연 5세대(5G) 이동통신이다. 초고속·초저지연·초연결에 높은 신뢰성을 특징으로 한 5G는 단순한 이동통신 네트워크 진화를 넘어 그동안 정체됐던 우리 IT 산업을 한 단계 이상 도약시킬 모멘텀이 될 것이란 기대가 모아지고 있다.

<디지털데일리>는 창간 14주년을 맞이해, '5G 시대'를 대주제로 정하고, 5G 시대의 개막이 우리 나라 ICT 산업 각 분야에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인지 집중 분석해 보는 기회를 마련했다. <편집자 주>

[디지털데일리 이중한기자] 5세대(5G) 이동통신에 대해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는 이들이 있다. 이미 4G로도 충분히 빠르다는 것이다. 3G에서 4G로 넘어갈 때도 비슷한 반응이 있었다. 결과적으로 4G의 빠른 속도로 동영상 콘텐츠 수요가 급속히 늘어났고, 유튜브는 카카오톡과 네이버를 제치고 전연령에서 가장 오래 사용한 앱으로 등극했다.

4G는 이커머스 시장을 ‘비디오커머스’ 전성시대로 이끌었다. 동영상 기반의 광고, 상품후기, 큐레이션 등으로 재미와 함께 제품을 생동감 있게 상품구매를 유도해 효과가 높인다. 중국의 알리바바는 동영상 클립 앱 루케(Luke)까지 만들었다. 상품, 쇼핑 후기 클립을 보다가 구매 버튼을 누르면 알리바바의 이커머스 업체 타오바오 페이지로 연결된다.

비디오커머스의 흥행을 4G 때문만으로 볼 수는 없지만, 그전까지는 끊김 등으로 수요가 높지 않았던 게 사실이다. 증강현실·가상현실(VR·AR)도 마찬가지다. 이전부터 커머스에 접목하려는 시도가 있었지만 큰 성과를 거두진 못했다.

업계는 5G 시대 이커머스 시장의 새로운 돌파구로 VR·AR 콘텐츠를 꼽고 있다. 가격 비교를 뛰어넘는 '킬러콘텐츠'가 될 것이란 기대 때문이다. 가격경쟁에서 VR·AR 등을 통한 실감형 콘텐츠 경쟁으로 변화할 전망이다.

특히 쇼루밍(showrooming) 족에게 높은 수요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제품 확인은 오프라인 매장에서 하고 구매는 더 저렴한 온라인에서 구매하는 사람들을 말한다. 이들에게 집에서도 마치 실물처럼 제품을 확인할 수 있게 된다면 굳이 매장을 방문할 이유가 없다.

지난 9일 롯데홈쇼핑은 자사 앱에 VR·AR 서비스 전문관 ‘핑거쇼핑’을 출시했다. 롯데홈쇼핑 관계자는 “VR, AR 모두 파일 크기가 무거워 현실감이나 생동감을 위해서는 우선적으로 5G급의 빠른 속도가 필요하다”며 “아직 가전이나 가구로 품목이 제한적임에도 미리 배치나 연출을 해볼 수 있어 반응이 좋다”고 밝혔다.

K쇼핑 또한 3월 AR쇼룸을 출시했다. 옷 사이즈, 색상 등 다양한 옵션은 물론 소재까지 3D 콘텐츠로 구현된다. K쇼핑 관계자는 “가상 피팅은 예전부터 이런 게 있으면 좋겠다는 의견이 많았지만 관련 시도는 적었다”며 “앞으로도 실감형 쇼핑 콘텐츠를 발전시켜 나갈 것”이라고 전했다.

다만 아직 도입 초기 단계로 VR·AR 서비스 상용화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업계는 5G에 맞는 콘텐츠 개발이 필요하다는 데는 동의하지만, 비용부담이 커 다른 기업들의 도입 결과를 본 뒤에 시작해도 늦지 않다는 입장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기존까지 가격 기반으로 경쟁이 이뤄졌다 보니 콘텐츠 강화에 대해 소극적인 업체들이 있다”며 “효율을 생각해야 해 도전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고 전했다.

아직 대부분의 콘텐츠는 HD(720p) 미만 수준의 해상도를 제공하는 등 이용자들이 기대치보다는 콘텐츠 완성도가 떨어진다는 문제도 있다. 몰입감 극대화를 위해서는 4K 이상의 고해상도 구현이 필요하다. 큰 파일 용량을 감당하기 위해선 5G급의 속도가 필요하지만, 국민 대다수를 대상으로 하는 이커머스 업체 특성상 5G 이용자 수가 보장되지 않으면 도입하는 데 부담으로 작용한다.

다른 업계 관계자는 “많은 쇼핑 업체들이 서비스를 해줘야 빨리 활성화될 수 있다”면서도 “아직은 초기 단계로 완성도가 다소 떨어져 완성도가 높아진 특정 시점에 닿아야 폭발적인 반응이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중한 기자>leejh@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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